스피드 레이서 - 양덕들은 노는 물이 다르다?

간만에 머리 좀 손질하러 밖에 나간 김에 그동안 보려고 했던 영화 스피드 레이서를 봤습니다. 제가 워낙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작품을 좋아하거든요(-_-). 거기에 비가 제법 존재감 있는 역할을 맡았다길래 궁금하기도 해서 말이죠.

결론부터 말하면, 꽤 추천할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원작이 원작이기 때문에 그렇게 심각한 스토리는 아닙니다. 부당한 자본에 맞서는 정파 레이서의 이야기. 이걸로 스토리 설명은 끝나니까요. 다만 제가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역시 그래픽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색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원색이라고 부르기에는 정말 짙고 선명한 색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정말 만화 같은 색감이죠. 덕분에 물리법칙을 완벽히 무시하는 레이싱 장면이 '개그'가 아니라 '그럴싸한' 장면으로 다가옵니다.

그나저나 영화를 보면서 계속 느낀 거지만, 이 영화 스피드 레이서는 어쩌면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의 추억의 집합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워쇼스키 형제는 헐리우드에서도 유명한 재패니메이션 매니아, 한마디로 오덕입니다(-_-).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보여준 그 오버액션도 그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물이었죠. 스피드 레이서의 영화화를 하기로 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그들이 어렸을 적에 그 원작 애니메이션에 심취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배경지식을 갖고 영화의 화려한 색상난무를 보고 있자니, 어쩌면 워쇼스키 형제의 눈에는 그 애니메이션이 마치 이렇게 보였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누구나 그런 말을 하잖습니까. 추억은 미화된다고...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그 추억을 현실에 재현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무서운 사람들입니다. 2차원의 세계를 3차원에 복사하려고 시도하다니... 어쩌면 워쇼스키 형제는 모든 오덕들이 지향해야 하는 인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덧: 비는 제 생각보다 비중이 있는 역할로 나왔습니다만, 첫 장면부터 좀 불쌍하게 나오더군요. -_-)

by 詩人 | 2008/05/08 20:35 | Novel, etc. | 트랙백 | 덧글(9) | 

Commented by 리볼빙 at 2008/05/08 20:38
오오 오덕의 산 신화군요 [...]
Commented by 넥스터 at 2008/05/08 20:41
으흠....;
포비든 킹덤도 못 보고 있는데 스피드 레이서도 봐야 하나....;;
영화 보고 싶어도 돈이 문제...;;
Commented by SCV君 at 2008/05/08 20:46
보려 했는데, 꼭 봐야겠군요.. [뭔가 어감이 이상해!!]
..포비든 킹덤에.. 이번주도 돈 꽤나 깨지겠군요;;
Commented by 버섯군 at 2008/05/08 21:03
오..오...
Commented by Mecatama at 2008/05/08 22:34
曰. 양덕은 비범하군요. (...)
Commented by 朝霧達哉 at 2008/05/09 08:20
그러나 그들이 하면 매니아 우리가 하면 오덕...-_-)
Commented by 나름기대중 at 2008/05/09 08:24
제작 발표 때부터 기대를 했으니 가서 보긴 해야 할 듯....
그나저나 워쇼스키 남매(....) 아니었습니까? -_-;;
Commented by 0ㅁ0 at 2008/05/09 09:03
한분이 성전환을 해서 이젠 워쇼스키 형제가 아니라 남매로 되었죠...;;
Commented by 얼운 at 2008/05/12 01:21
자네의 글.
꽤 재밌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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